영국 명문 Harrow School, 인천 송도 유치 무산

영리 법인과 양해각서 체결 후 재연장없이 자동 파기

Grace Choi 승인 2024.06.12 17:58 | 최종 수정 2024.06.18 21:05 의견 0

지난해 6월 12일 AISL과 인천경제청의 MOU 체결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설립을 계획했던 국제학교 영국 해로우 스쿨 (Harrow School)의 유치가 무산됐다. 지난해인 2023년 6월 1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이하 경제청)은 해로우 스쿨의 아시아 학교 설립 인허가 법인인 ‘AISL (Asia International School Limited) Harrow International School’ 과 송도 유치를 목표로 유효기간이 1년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 6월 11일까지 연장하지 않아 MOU 협약은 자동 파기되었고, 사실상 송도국제도시에 해로운 스쿨 유치는 없던 일이 되었다.

그동안 인천시 영종국제도시에 유치를 추진해 왔던 킹스칼리지 국제학교도 지난 5월 고양시와 협약을 맺게 되었고, 인천시에 설립하고자 했던 신규 국제학교 유치가 연달아 무산된 셈이다. 영국의 명문학교 유치에 대해 기대감이 컸던 탓에 연이은 무산 소식은 인천시 주민들에게 실망과 반발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청은 ‘영국 해로우 스쿨이 국제학교 인허가 승인 권한을 가진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설립 승인을 받을 수 없는 조건이어서 협약을 연장하지 않았고, 새로운 국제학교를 물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현행법상 외국교육기관법 (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에는 ‘경제자유구역에 국제학교를 설립할 경우 설립자는 반드시 ‘비영리 외국학교법인’ 이어야 하고 외국학교법인의 분교가 설립돼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해로우 스쿨은 비영리 외국학교법인에 해당되는 영국 본교에서 설립하는 것이 아닌, 홍콩의 영리기업인 ‘AISL’ 과 협약을 체결하고 설립을 추진 중이었다. 우리나라 현행법에 저촉된 상황이었음에도 설립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이미 논란이 있었고, 예정된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진행된 영종총연의 기자회견 장면


한편, 인천시 영종 주민단체인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이하 영종총연)는 지난 11일 ‘유정복 인천시장 영종국제학교 공모 중단 촉구성명서’를 발표하고 국제학교를 공모가 아닌, 직접 선정하는 방식으로 유치하라고 주장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에 공모 방식을 중단할 것을 주장하며 이를 지속하다면, 유치를 둘러싼 개발업자 로비 의혹, 공직자 이해충돌 논란 등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 청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해각서 유치 방식이 시간도 절감되고 학교를 직접 선별할 수 있다’ 면서 국제학교 유치 방식에 대한 전환을 요구했다.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인가 국제학교는 인천과 제주, 대구 세 지역이지만, 경기도 고양시를 비롯해 충남 태안도 국제학교 설립 양해각서 (MOU)가 체결되었고 전국의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중이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과 글로벌 교육의 도입은 긍정적인 변화임에 분명하지만, 내실있고 경쟁력있는 학교를 유치해야 교육의 효율도 높일 수 있다. 우선 유치보다는 우수한 학교를 선정하기 위한 신중한 연구와 탐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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