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의 유익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유아기부터 입시를 준비하는 중·고등학교 청소년기를 거쳐 사회인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과 그 이후에도 항상 모든 정보와 사고의 중심에는 책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어적 표현력과 사고력은 물론 정서적 안정과 스트레스 조절까지도 다양한 책 읽기를 통해 가능하다.
이제 더이상 입시를 위한 도서 목록 제출에 대한 의무는 없다. 인터넷은 무수한 정보를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다 주었다. 굳이 활자화 된 책을 접하지 않더라도 정보는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책 읽기를 여전히 강조한다. 정보 입력을 통한 사고의 깊이와 폭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에 도서 목록 제출은 필요하지 않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책을 통해 배운 호기심과 정보를 학생부에 기록한다.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들이 직접 경험했던 탐구과정에서 책을 통해 배운 점이 다른 여타의 자료보다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일단, 궁금한 점이 있으면 인터넷 검색 창을 찾겠지만 깊이 있는 지식이나 정보를 찾기 위해서는 관련 도서 목록을 서치한다.
▶ 다독보다는 정독, 꼼꼼히 천천히 읽기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다독보다는 정독, 단 몇 권이라도 본인을 성장시킬 수 있는 독서 활동이 중요하다. 천천히, 꼼꼼히 읽는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읽기보다는 본인에게 적절하고 필요한 책을 골라서 읽는 도서 활용법이 중요하다.
▶ 전공 분야별 필독서 장기 연재
국제학교뉴스에서는 미래의 진로를 탐색하거나 입시를 앞 둔 학생들에게 전공이나 진로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해 줄 수 있는 분야별 필독서 추천 기사를 장기 연재하고자 한다.
필독서 연재 분야
인문과학계열 / 사회과학계열 / 자연과학계열/ 공학계열
경영·경제분야 / 예술계열/ 사범(교육학)계열/ 메디컬계열
인문과학계열 - 역사, 국문학
▶ 소년이 온다 (저자 한강)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이다. 소설 속 여러 인물들 각각의 시선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했다. 1980년 5월 18일부터 10일간의 이야기와 남겨진 사람들의 이후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악행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나라의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자행됐던 무자비한 폭력과 파괴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된다.
중학교 3학년이던 주인공 소년 동호가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뒤 겪는 아픔과 끔찍한 고문을 받고도 ‘살아 있음’을 치욕이라고 생각했던 형·누나들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얘기를 해 줄 수 있을지 돌아보게 된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헬릿 키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역사 공부는 기록과 사실 사이의 상호과정을 들여다보고 끊임없이 사고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와 소통하고 있는 지 역사학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사학 분야로 진로를 탐색하는 학생들이라면, 우리 현대사의 비극 중 하나인 광주민주화운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분석해야 할 지에 대한 본인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역사학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인문과학계열 - 역사, 국문학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저자 박완서)
박완서 작가가 유년기부터 20대까지의 일을 전적으로 기억에 의지해 쓴 자전적 소설로, 1992년 첫 출판된 후 꾸준히 사랑받은 작품이다. 1930년대 개성 인근 개풍 박적골에서의 꿈같은 어린 시절과 1950년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서울에서의 20대까지를 그려냈다. 1930년대 개풍 지방의 풍속과 훼손되지 않은 산천의 모습, 생활상, 인심 등을 마치 한 편의 그림을 보듯 섬세하게 담았다. 강한 생활력으로 꼿꼿한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자식 교육에 온 힘을 쏟았던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빼닮았던 작가. 반면에 여리면서도 섬세하지만 어머니의 요구에 보답하듯 묵묵히 공부에 충실했던 오빠. 풍요로웠던 고향을 떠나 힘겹게 서울 생활을 이어가던 중 겪었던 해방과 전쟁까지 한 가족의 삶을 통해 고단했던 한국 현대사를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유년기 작가의 시선이 성인이 된 이후로 이어지며, 그 시대를 살았던 개개인이 겪었던 고통과 번뇌, 성찰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역사 뿐만 아니라 국문학적으로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어 수험생에게 풍부한 감수성과 문학적 서사를 전달해준다.
인문과학계열 - 역사, 철학
▶철학, 역사를 만나다 (저자, 안광복)
인류사회에서 철학의 탄생은 어떤 역사적 과정을 통해 이뤄졌는지 설명해주는 책이다. 2005년 첫 출간된 후,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오며 2017년에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철학이 탄생하던 순간을 전후로 세계사 장면을 포착해 그 시대의 철학과 사상이 어떤 역사적 배경에서 싹텄는지를 알려준다.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몰락하면서 등장한 플라톤의 이상국가론이나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스러운 정국에 나타난 공자의 유교 사상, 유럽 열강 사이의 약소국 독일에서 태어난 헤겔의 절대정신까지, 철학과 역사를 하나의 흐름 안에서 소개하며 지식뿐 아니라 시대를 바라보는 통찰의 힘을 길러준다.
기존 철학 교양서와 달리 관련 그림과 사진을 적절히 배치해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장면마다 등장하는 시각 자료들은 그 당시 사회에 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어려운 철학 용어 대신 철학을 이해하도록 돕는 재미있는 문체를 사용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각장 말미에 본문에 나온 책, 사상, 인물, 시대에 관한 부록을 수록해 좀 더 깊은 내용을 살필 수 있다. 철학이나 인류학, 사학, 미학 등 인문계열 진로를 고민중이라면,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인문학적 사고와 지혜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인문과학계열 - 역사, 철학
▶걷기, 철학자의 생각법 (저자 로제 폴 드루아)
‘철학’이라고 하면 일단, 기겁하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요즘의 10대에게 철학은 도무지 알 듯, 알 수 없는 어렵고 따분한 학문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의 철학은 ‘걷기’이다. 마냥 어렵고 복잡한 이론이나 사유에 대한 서술이 아닌 ‘걷기’라는 행위로 철학을 설명한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하며 사유의 깊이를 키운 것처럼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이유가 걷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저자를 말합니다. 네 발로 몸을 지탱하고 땅을 바라보던 인간이 몸을 일으켜 세워 정면을 바라보고 손의 자유를 획득함으로써 변화가 시작됐다. 직립보행을 통해 뇌 용량이 커지고 손은 섬세한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지은이는 걷기가 인간만의 고유한 특징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걸음걸이에서 생각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엠페도클레스부터 비트겐슈타인까지, 그리스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 27명 사상가들의 철학을 두루 살피고 그들의 걷는 법을 통해 사유의 과정을 그린다.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의 문제 해결 방법은 우리 생활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맴돌지도 말고 멈춰 서지도 말고 가능한 한 같은 방향으로 똑바로 걸을 것.’ 현자의 이런 철학은 복잡다단한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가르침을 준다.
저작권자 ⓒ 국제학교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