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학년도 재외국민 특례 지필전형 대학 중 마지막으로 필답고사를 치르는 아주대
장마 끝, 땅 속 깊은 지열과 습기까지 끌어올린 듯 습하고 뜨거운 여름날, 그 열기보다 뜨거운 입시현장을 찾았다. 25학년도 재외국민 특례 입시 중 마지막 지필고사 현장인 아주대학교는 주말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학생들과 학부모로 북적거렸다. 해마다 반복되는 입시이지만, 습한 무더위와 함께하는 재외국민 특례 입시 현장은 그 어느 곳보다 뜨겁다.
올해 지필고사는 단국대를 시작으로 경희대, 숙명여대, 건국대, 아주대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집중호우가 도시의 교통을 마비시켰던 단국대부터 체감온도 35℃를 육박하는 아주대까지 학생들은 릴레이 필답고사를 마무리했다. 면접전형 대학 중 성신여대와 광운대, 명지대 등 일부 대학은 필답고사 일정과 겹쳐 있어 지필과 면접 전형에 모두 지원한 학생들은 두 배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원서접수와 지필고사가 마무리되면 한 해의 재외국민 특례 입시의 큰 문턱은 넘은 셈이다. 학부모와 학생들 모두 숨고르기가 들어가는 시점이 된다. 이제 남은 것은 서류를 통과한 학생들의 면접 준비와 남아있는 면접 전형 대학의 면접들이다. 그래서일까. 아주대 지필고사 현장을 들어오는 발걸음과 시험을 마친 뒤 건물 밖으로 나오는 학생들의 표정과 발걸음이 사뭇 달라보였다.
▶아주대학교, 6.8:1 경쟁률, 의과대학은 27.5:1 (3년 특례), 27:1(12년 특례)
아주대학교는 중고교과정해외이수자전형(3년 특례)와 초중고전교육과정 해외이수자전형(12년 특례)에서 모두 의과대학 신입생을 선발한다. 그리고 인문, 사회계열보다는 이공계열이 강세를 보이는 특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이과계열 지원자가 많았다. 25학년도 아주대학교 재외국민 특례 전체경쟁률은 6.8:1로, 40명 정원에 총 272명이 지원했다. 의과대학이 3년 특례 27.5:1, 12년 특례 27:1의 경쟁률로 전체 경쟁률을 상승시켰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낮은 경쟁률은 아니다.
▶수험생과 학부모, 가족, 교사, 학원 강사 모두 한 마음
그렇다보니, 마지막 지필 현장을 들어서는 학생들의 의연함 속 비장함과 간절함이 시험을 마친 후에는 홀가분함을 넘어서 안도와 성취, 혹은 후련함으로 드러났다. 시험의 난이도나 본인의 성적의 좋고 나쁨과 상관없이, 인생의 한 고비를 넘어 입시라는 도전을 마무리했다는 시원섭섭함이 완연했다.
입실 시작 시간보다 1시간은 일찍 와서 건물 밖에서 내내 땀을 뻘뻘 흘리며 대기하던 학생이 있었다면, 입실 시간이 끝나고 문을 닫기 직전 뛰어들어오는 학생도 있었다. 어느 입시 현장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지만, 누군들 간절하지 않았을까. 현장에 도착했지만, 막상 건물 안으로 들어서지 못한 채 한동안 부모님과 주변을 서성거리던 학생도 있었고, 씩씩하게 앞만 보며 직진하던 학생도 있었다.
비단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모든 입시 현장에는 항상 애끓는 부모님의 간절함이 있고, 수년 혹은 수개월과 동고동락한 선생님들이 있다. 아들의 손을 꼭 잡고 놓지 못하던 어머니, 가르쳐주셔서 고맙다고 응원 온 선생님에게 허리굽혀 인사하던 조부모님, 샐쭉해하는 딸의 등을 토닥해주며 ‘잘 보고 나오라’던 아버지 모두가 한 마음이었다.
▶"아주대만의 시험 유형에 익숙해지는 것이 유리"
특히 여러 재외국민특례 입시학원의 강사들이 입실 시간 내내 현장을 지키며 학생들 한명 한명을 응원하고 격려하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강남의 특례 입시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김선정 강사는 “아주대학교는 문과보다는 이과 계열 학생들이 선호한다”면서 “지필전형 대학 중 인하대와 아주대 이공계열이 비슷한 난이도를 보여준다. 그래서 영어나 국어보다는 수학으로 변별력을 주는 것 같다”며 올해 입시결과를 내다봤다.
반면 재외국민특례 맥스학원의 장현근 수학강사는 “아주대는 아주대만의 수학 시험 유형이 있다”며 “세트 유형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특례 지필고사 수학의 경우, 건국대가 “범위가 넓어 학생들이 가장 어렵게 느끼고, 실제 올해는 어렵게 출제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전반적으로 킬러문항 측면에서 한국 수학능력시험보다는 난이도가 낮은편이라서, 기본기를 탄탄히 하고 준비한다면 누구나 도전해 볼만하다”고 수학 시험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기를 당부했다.
스카이 특례입시학원의 유신행 팀장은 “올해는 국내 입시에서도 그렇듯 유난히 의대 열풍이 컸다”면서 “재외국민 특례로 의과대 신입생을 선발하는 아주대의 경우, 수학시험이 어렵게 출제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수학이 어렵더라도 의과대학 지원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만점을 받을 것”이라며 지필고사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100분의 시험을 마친 학생들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고,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동태를 살피느라 여념없다. 첫 아이와 함께 3년 전에도 이미 입시를 치렀다는 한 학부모는, “한 번의 경험이 있는데도, 시험장에 오가는 아이를 바라보는 일은 참, 마음을 고되게 한다”면서 “이제 정말 큰 일을 마쳤으니, 맘 편히 결과를 기다리겠다. 아이에게 시험이 어땠냐는 질문도 더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며 덤덤히 소감을 전해주었다.
▶"개학하면 다시 고등학교 3학년, 방학동안 실컷 놀고 싶다"
호주에서 고등학교 2학년까지 마친 뒤, 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으로 전학와서 연년생 형과 함께 입시를 치른 장인호 학생. “일단 모든 입시는 끝났지만 국제학교를 졸업한 학생들과 달리 아직 고등학교 졸업 전이기 때문에 개학하면 또 학교를 가야한다. 그래서 방학동안은 무조건 쉬겠다”며 “생각보다 수학시험을 잘 치른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미디어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싶지만, 명확한 직업군을 결정하지 못해 자유전공을 선택했다는 김시현 학생은 만약 아주대학교를 재학하게 된다면, 자유전공을 십분 활용해 다양한 교양 과목과 진로 탐색 과목을 수강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주대 시험의 경우, ”영어는 평이한 편이었으나 국어 지문이 좀 까다로웠다”며 “입시를 마쳤으니 당분간은 푹 쉬고 싶다”며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현장을 떠났다.
미성년에서 성년으로 진입하는 첫 걸음과 같은 대학입시. 모두가 간절히 합격을 바란다. 한여름의 무더위와 함께하는 재외국민 특례 입시도, 찬 겨울바람과 함께하는 수학능력시험도 계절의 온도차와 상관없이 열망하는 본인의 목표와 꿈을 위한 뜨거운 도전이다. 합격을 바라지만, 모두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합격이 꿈을 위한 도전의 성공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오늘의 이 시험을 치르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과 발걸음은 분명, 그들의 꿈을 위한 에너지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아이들의 공부는 기본이고, 스트레스 받는 마음까지 보살펴주어서 정말 감사하다. 한 번 안아드려도 되겠냐”며 어느 특례 입시학원 원장을 안아주던 어머니의 마음처럼, 학생들의 고민과 스트레스를 책임져주던 학원 원장의 마음처럼, 입시는 하나의 팀이 한 방향으로 전진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
▶아주대는 기존 요강 유지, 내년 특례 입시 서류전형 늘고 지필전형 줄어
최근 몇 년간 이어지는 크고 작은 대입 입시의 변동 사항에 수험생도 학부모도, 입시학원이나 학교 교사, 대학 관계자도 여러모로 고충이 크다. 재외국민 특례도 마찬가지다. 서류나 면접 전형이 늘고 지필 전형이 줄어들고 있는데다가, 지필을 치르더라도 과목을 축소하는 대학도 있다. 아주대는 아직까지 큰 변동사항없이 현재의 기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학생의 학업성취 성향이나 특징을 분석하고 지원하려는 대학 요강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에 긴 시간과 물리적인 노력, 에너지가 필요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입시는 준비하는 내내 ‘절차탁마’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 또한 그들을 성장시키는 삶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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